축구화 가격, 과연 적정선은 어디일까?
2010.04.27 15:21:56

 



 



 





상황이 달라지면 사람도 달라지는 법이다. 취직하기 전에는 절실하던 것들이 직장인이 된 순간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에디터에게는 축구화 가격도 그 중 하나다. 학생 때는 1년에 한 번 축구화를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 돈을 주고 축구화를 사야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축구계에 몸담게 되면서 그러한 고민은 사라졌다. 축구화 기회가 적어지기도 했지만, <올댓부츠>를 담당하면서 많은 축구화를 시착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취는 금방 풀리기 마련이다. 많은 이들이 ‘왜 이리 축구화가 비싸?’라는 질문을 쏟아냈고, 가끔은 리뷰를 쓰면서 무의식적으로 가격란을 적어 넣다가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한 동안 최상급 축구화의 가격은 20만원 초중반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30만원 초반으로 오르는 추세다. 몇몇 특별한 축구화들은 30만원, 4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제조 업체 측에서는 분명 할 말이 있고 나름 타당한 이유를 댈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를 비켜가기는 힘들다.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싸기만 하고 값어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명품이 좋은 이유는 AS와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그래서 명품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은 것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후 처리는 분명 가격의 잣대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축구화는 어떤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판매되는 최상급 축구화들의 스터드는 대게 FG(firm ground)다. 그리고 우리나라 운동장은 흙바닥 또는 인조잔디가 대부분이다. FG스터드 축구화를 사지만 천연잔디에서 뛸 확률은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구매자들은 영수증을 받아 드는 순간 ‘인조잔디나 땅에서 뛰었을 경우 AS가 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는 일도 다반사다.



스터드는 각기 다른 용도를 갖는다. 맞다. 되도록이면 운동장에 맞게 적절한 스터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그렇게 주장하고, 소비자를 계도하려면 생산자들부터 출시하는 제품을 달리해야 하지 않을까? 천연 잔디 운동장에서 뛸 가능성이 적은 소비자들에게 잔디용 스터드 축구화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순이다.



경제 관념이 희박한 에디터가 ‘축구화의 적정 가격은 얼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모든 일에는 납득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납득하지 못하는 대화는 ‘강요’ 또는 ‘지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축구화 시장은 생산자들의 설명과 그게 이은 소비자들의 납득이 전혀 없다. 일방적인 전달만 있는 ‘대화의 무풍지대’다.



소통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생산자들은 축구화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답변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가격과 적절한 사후 보상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결국에는 생산자들이 손해를 볼 날이 올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가진 거대 생산자들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비자를 무시하는 생산자는 멀리 갈 수 없다.



 



 



축구화의 모든것



All that boo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