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드로그바, '세상을 위해 레드를 매다'
2010.01.04 15:37:52


디디에 드로그바가 때로는 첼시의 우승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내년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치러지는 아프리카 대륙 출신이기도 한 드로그바가 자국 아프리카에서 에이즈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 캠페인에 참여한다. 현역 축구선수가 시즌 중에 대대적인 사회기금마련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드로그바는 지난 12월 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나이키 타운에서 진행된 '레이스 업, 세이브 라이브즈(Lace up, Save Lives)' 캠페인 행사에 참가해 "때로는 우승 타이틀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일들이 있다. 이번에 함께 참여하게 된 에이즈 퇴치를 위한 캠페인은 그런 일들 중 하나이다.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이런 뜻깊은 행사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세계적인 기부단체인 '레드(RED)'가 함께 진행하는 이번 켐페인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는 아프리카에서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한 교육과 의료사업 기금을 마련하는 자선활동의 일환이다. '레이스(LACE)'는 영어로 '끈'을 뜻하는 단어로 이번 캠페인은 '축구화 끈을 묶고, 생명을 구하자'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열정적인 문제의식과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유명한 록그룹 U2의 보노가 공동창립자로 활동하고 있는 '레드(RED)' 단체는 나이키를 비롯 애플사, 스타벅스 등과 손잡고 각 사의 빨간색 제품이 판매될 때 마다 그 수익의 일부를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운동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여왔다. 이 캠페인에 디디에 드로그바를 비롯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이 동참, 이들은 다가오는 2010년 월드컵까지 빨간색 축구화 끈을 매고 경기에 나서게 된다. 동시에 이번 '레드' 캠페인을 위해 발매된 빨간색 축구화 끈이 매장에서 팔릴 때마다 그 수익 전액이 아프리카의 에이즈 퇴치사업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어서 이번 행사가 의미를 더했다. 드로그바는 이 날 행사에 참가해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단지 두 알의 알약이면 에이즈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가 있다. 40센트의 돈이면 된다. 내가 자란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로 인해 고통받고, 나라가 곤경에 처해있기도 하다. 하지만 필요한 약을 얻을 수 있고, 조금의 지식이 있다면 이런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아프리카의 에이즈 확산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드로그바는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조국 코트디부아르에서 자선재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이미 드로그바는 지난 30일 '2009/10 잉글리스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아스널전에서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빨간색 축구화 끈을 착용하고 경기에 등장한 바 있다. 이 날 경기에서 드로그바는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포함, 홀로 두 골을 작렬하며 첼시의 3-0 완승을 이끌어 리그 득점 타이틀 경쟁에서도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게 됐다.

드로그바는 새로운 캠페인을 앞두고 빨간색 축구화 끈을 매고 경기에 나선 것이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데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어제 두 골을 넣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축구화 끈의 의미를 묻는 전화를 많이 받기는 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멋진 골을 기록한 장면과 함께 이런 뜻깊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게되어 더욱 기쁘게 생각한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또 드로그바는 "축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존재이며, 축구가 그러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한 것이다. 나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이번 캠페인에 동참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 이은혜 기자(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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