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축구화 전쟁의 양상
2009.08.13 16:34:59


아직도 진행중인 축구화 전쟁에서 가장 먼저 고지를 점한 브랜드는 아디다스다. 1954년 월드컵에서 아디다스 축구화를 신은 독일 대표팀이 세계 최강 헝가리를 꺾고 우승한 이후 아디다스는 1950~60년대의 축구화 시장을 완벽하게 점령했다. 하지만, 아디다스의 독주는 그리 길지 못했다.

1970년대 들어 프란츠 베켄바워와 같은 유명 선수가 아디다스를 착용하긴 했지만, 창업주(아돌프 다슬러)의 형이 세운 푸마(루돌프 다슬러)에게 강력한 도전을 받는다. 푸마는 당시 최고 스타인 펠레와 계약을 맺으며 아디다스를 위협했다. 푸마의 스타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요한 크루이프, 디에고 마라도나와 같은 선수에게 자신들의 축구화를 제공하며 주가를 올렸다. 이에 아디다스는 1979년 아직까지 사랑 받고 있는 ‘코파문디알’을 만들어내며 대항했다. 푸마와 아디다스는 1980년대까지 축구화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했다.

1990년대, 축구화 시장은 춘추전국 시장을 맞았다. 아디다스, 푸마, 나이키, 리복, 엄브로, 미즈노, 로또 등이 끊임없는 대결을 펼쳤다. 특히 나이키의 약진이 인상적이었다. 나이키는 1990년 ‘티엠포’를 출시하며 양대 산맥을 위협했다. 슈퍼스타인 파올로 말디니, 에릭 칸토나가 티엠포를 신고 활약하면서 나이키의 위상도 높아졌다. 이 외에도 일본에서 탄생한 미즈노도 과학적인 제작방식을 바탕으로 마니아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 각 브랜드는 막대한 연구자금과 슈퍼스타를 묶어 만든 축구화를 내놓으며 전력투구를 시작했다. 호나우두를 필두로 한 나이키의 머큐리얼 시리즈와 지네딘 지단과 데이비드 베컴을 위시한 아디다스의 프레데터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축구화 시장은 과학의 경연장으로 탈바꿈했고 지금까지 축구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나이키의 독주에 다른 제조사들이 도전을 하는 형국으로 전쟁의 구도가 바뀌었다. 나이키는 전대미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머큐리얼 라인의 힘과 뛰어난 디자인으로 축구화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그리고 미즈노의 약진도 눈부시다. 미즈노는 남미에 이어 유럽 대륙에서도 오직 기술력으로 호평을 받으며 아디다스, 푸마 등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물론 전쟁은 이어지고, 양상은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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