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축구화의 제1원소, 천연 가죽
2009.06.09 15:22:34


축구 선수들의 단 하나의 무기이자 최후의 보루인 축구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가죽이다. 가죽 소재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착용감이 다르고, 더 나아가 플레이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 감각이 일반인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민감한 축구 선수들에게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21세기 들어 축구화의 소재도 매우 다양해 지고 있지만, 예상외로 분류는 매우 간단하다. 축구화는 천연 가죽 제품과 인조 가죽 제품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코너에서는 천연 가죽에 관해서 간단히 논해볼까 한다.

천연 가죽은 가죽 자체가 스스로 변화되어 인간의 발에 적응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화 특히 축구화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천연 가죽 중에서 축구화 재료로 애용되는 것은 캥거루 가죽과 소 가죽(카프, 킵, 스티어)이다.

고급 축구화에 주로 쓰이는 캥거루 가죽의 특징은 대단히 얇고 가벼우면서 부드럽다. 게다가 마찰력이 강하고 질기기까지 해, 각 메이커 톱모델은 대부분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제품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미즈노, 푸마 등 거대 스포츠 브랜드들도 이 때문에 캥거루 가죽을 가공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여전히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캥거루 가죽에도 단점은 있다. 강하고 질긴 것은 사실이지만 소 가죽에 비해서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많은 동호인들이 캥거루 가죽의 장점을 알면서도 쉽게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가격에 비해 내구성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캥거루 가죽도 강력해지고 있지만 역시나 아직은 귀한 몸이다.


캥거루 가죽 외에 소 가죽도 많이 사용된다. 소 가죽은 ‘캥거루 가죽에 비해 탄력도 떨어지고 두껍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부쩍 좋아진 모습이다. 특히 푸마 킹XL에 쓰인 소 가죽은 웬만한 캥거루 가죽을 넘어선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캥거루 가죽은 한 종류인 반면에 소 가죽은 3종류로 나뉜다. 소의 연령과 상태에 따라 나뉘어 쓰이고 있는 것이다.

* 카프(Calf)
소 가죽 가운데 캥거루 가죽 소재에 가장 가까운 것이 '카프'다. 생후 6개월 이내의 아기 소로 만든 가죽인데, 표면이 매우 부드럽고 섬세하면서 탄력성이 좋은 걸로 알려져 있다.

* 킵(Kip)
생후 6개월~2년 정도 된 소의 가죽이다.

* 스티어(Steer)
생후 3개월~6개월 이내에 거세(去勢)된 2살 이상의 수소로 만든 가죽이다.(‘Steer’의 사전적 의미는 거세우(去勢牛))

천연 가죽 축구화의 장점은 꼽자면 신으면 신을 수록 발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기성(通氣性)이 좋고, 내구성(耐久性)도 뛰어나다. 단점으로는 변형이 빨리 되고 물에 약하다는 건데, 천연 가죽 축구화를 신고 수중전을 치렀을 경우엔 이후에 정성 어린 손질이 필요하다. 하지만 잘 만 어루만져주면 나만의 축구화가 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하겠다. 최근 신 소재 축구화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축구 선수들이 천연 가죽을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있다 .


필자인 김유석은 어린 시절 수없이 효창 운동장 담벼락을 넘었던 진정한 사커 키드다. 모두 대통령을 꿈꾸던 시절 홀로 차범근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이가 바로 그다. 축구를 풍성하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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