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게앙 접수 시작한 디마리아의 ‘한(恨)풀이’
2016-01-05   /   추천   미즈노빠(chelsea99)

세상은 넓고 선수는 많다. 자연스레 정보는 넘치고 일일이 찾아보기는 귀찮다. 그래서 '스포탈코리아'가 준비했다. 알짜배기들만 골라 탈! 탈! 털어 가진 것을 한 눈에 담았다. 

[스포탈코리아]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화두는 다름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였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실패로 끝이 난 2013-2014시즌을 뒤로 하고,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새롭게 팀을 꾸려나갔다. 당시 맨유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됐던 루이스 반 할 감독의 영입만큼 세계의 이목을 끈 축구스타는 다름 아닌 앙헬 디 마리아였다.

 

한 시즌 만에 EPL에서 물러나게 된 ‘아르헨티산’ 특급 공격수의 영국생활은 허무했다. 그가 한 시즌 만에 둥지를 튼 이유에는 여러 가지 설들이 존재했지만 프랑스로 옮긴지 얼마 채 되지 않은 현재,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입증해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총 20경기에 나서 9득점 10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디 마리아의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았다. 영국 무대에서의 실패가 자신만의 ‘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의 저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CA로사리오 유스 팀에서 본격적인 축구인생을 시작한 디 마리아는 17살의 나이로 1군 데뷔를 이뤄냈다. 2007년까지 아르헨티나에서 활약하다 포르투갈 명문 클럽 벤피카로 둥지를 틀면서부터 오르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포르투갈로 넘어간 해에 참가했던 2007년 U20 캐나다월드컵에서의 활약은 19살인 그를 영입했던 벤피카를 웃게 만들었다. 실제로 그를 향한 조명은 소속팀보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더 많이 비춰졌다. 

2008년 이어진 중국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는데 큰 기여를 하며, 2년 연속 국가대항전에서 큰 수확을 얻는다. 당시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 에세키엘 라베치, 리켈메(와일드카드) 등과 같은 스타선수들과 함께 일궈낸 우승 타이틀은 디마리아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20살이 된 2009-2010시즌부터 소속 팀에서 본격적으로 날개를 피기 시작한다. 젊은 나이에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45경기에서 10득점 19도움을 기록한 그는, ‘꿈의 구단’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다. 2007년 U20 월드컵 우승 멤버들의 활약이 그대로 이어졌던 2008년 올림픽에서의 성과는 스페인으로 가는 길목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부상으로 10경기 가량 출전하지 못했던 2011-2012시즌을 포함한다 해도, 그는 ‘스타군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꾸준히 중용 받아왔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네 시즌 동안 ‘시즌 당 평균 공격포인트’ 30.75개를 기록하며, 말미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이뤄냈다. 당시 많은 언론들이 ‘숨은 일등 공신’으로 디 마리아를 지목했을 정도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3-2014 챔피언스리그 결승 연장전 당시 터졌던 가레스 베일의 역전 골 직전에 있었던 디 마리아의 엄청난 드리블은 모든 관중들을 자리에서 일어나게끔 만들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기운을 받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 상승세를 이어갔다. 월드컵 결승진출이라는 업적까지 이뤄낸 디 마리아지만, 결승전 당일 오전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되면서 모든 것이 틀어지게 된다. 당시 편지의 내용은 디 마리아의 허벅지 부상이 악화될 것을 염려한 경기 출전 자체 요청이었다. 하지만, 자신과 아르헨티나의 입장보다 구단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편지에 폭발한 디 마리아는 “편지를 받자마자 찢어버렸다”며 분노를 표출했었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이었던 사베야 감독의 결정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디 마리아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행동은 디 마리아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는 “매우 고통스러웠다.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 선수로서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편지 사건과 더불어, 재계약 문제로 적잖은 갈등을 빚어왔던 디 마리아는 결국 꿈만 같았던 시절을 뒤로 한 채 영국으로 떠나게 된다. 

5200만 파운드(한화 약 900억원), EPL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지출 기록이었다. 당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적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어마어마한 변화의 시작을 알린 것은 맨유 뿐만 아니라 디 마리아에게도 해당됐다. 맨체스터에서의 생활은 여러가지 문제로 여러움을 겪었다. 루이스 반 할 감독과의 부조화, 부상 그리고 강도사건까지 여러 일들이 겹치면서 맨유에서의 시즌은 단 한 시즌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한 시즌 부진’은 디 마리아에게 큰 영향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PSG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지출 2위’에 등극하며 파리로 넘어온 그는 이번 시즌에만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내 각종 수치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디 마리아의 현재 페이스는 맨유에서의 부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의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MOM횟수’, 도움 수, 경기당 키패스 회수에서 프랑스 리그 앙 최고의 수치를 기록 중이고, 평점과 경기당 크로스 성공률은 리그 내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리그 차이를 떠나서, 디 마리아가 첫 시즌 만에 보여주는 활약은 자신이 ‘월드 클래스’라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입증하는 대목이었다.

 

레알에서 맨유로, 맨유에서 PSG로 이동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디 마리아의 행보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첫 시즌 만에 프랑스를 ‘접수’하기 시작한 디 마리아의 클래스는 자신에게 맞는 옷만 입혀준다면, 그 어느 리그를 가더라도 자신의 진가를 입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 그래픽 = 노영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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