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아시아 최강 리그? '중국발 투자'에 장사 없다
2015-12-08   /   추천   Black593(leedo)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매번 당혹스럽다. 상황은 나날이 나빠진다. 익숙해지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도 없어 보인다.

포항 스틸러스의 김승대에 이어 제주 유나이티드의 윤빛가람도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옌볜 FC(슈퍼 리그)로 적을 옮길 듯 보인다. 노후를 준비하는 베테랑, 해외 생활을 전전하는 외인에 한정 지었던 흐름이 20대 초중반 자원에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 여름 있었던 에두(허베이 종지)의 이적은 K리그 판도에 시사하는 바가 극명했다. 데얀, 하대성(이상 베이징 궈안) 등에 이어 또 한 번 리그 최정상급 자원이 이웃, 그것도 중국 리그로 옮겨가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들이 현지 생활에 만족하느냐,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하고 있느냐, 국내로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느냐 등은 그다음의 문제다. 선수 개인이 떠안을 부분까지 따져가며 리그의 수준을 가늠하는 일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리그 전체를 떠받들던 수준 높은 선수를 맥없이 내줘야 했다는 게 K리그가 직면한 핵심 사안이다.

이를 깊이 있게, 다각도로 분석하고 진단해도 결론은 뻔하다. 자본주의 사회다. '의리'나 '로맨스' 등으로 선수 이미지를 포장하기도 하나, 결국 돈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억지로 해결책을 찾으려다 본질을 엇나가기도 한다. 가령 '연봉 공개'를 이러한 '엑소더스'의 주원인으로 꼽지만, 그 자체만으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이미 비공개를 유지하던 시절에도 업계 내에서는 '누구는 얼마'라는 식으로 몸값이 알려져 왔다. 결국 기존의 가격표, 그 이상을 지불할 리그가 나타나 지갑을 열었다는 것이 이러한 사태의 근본적 원인일 터다.
 

이에 맞서려면 K리그도 돈다발을 풀어야 한다. 떠난 마음을 잡아두려면 선수가 납득할 수준으로는 맞출 능력이 돼야 한다. 그런데 여력이 없다. 모 기업 자금줄에 의존해 첫발을 내디딘 구조적 한계가 리그 창설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에야 튀어나왔다(뒤집어보면 중국의 강세도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돈을 쥐고 있는 자가 나타나면서 경쟁이 시작됐고, 값은 단순 투자라는 명목하에 감당할 수준을 뛰어넘었다. 

이적료로 또 다른 생존을 갈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실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말이 좋아 '셀링 리그'이지, 결국 선수 수급 탱크로 전락할 우려도 적지 않다. 네덜란드 리그든, 포르투갈 리그든 참고 케이스로 떠오르는 모델들은 대부분 주류로서 해당 대륙을 이끌어갈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적어도 아시아 왕좌를 다투려는 K리그에는 셀링 리그가 딱 들어맞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5년 연속 결승전에 진출하며 아시아 최강 리그를 자처해왔지만, 이 기세도 영원할 수는 없었다. 다만 꺾이는 시점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찾아왔고, 하향 곡선 역시 생각보다 가파르기에 당혹스러움이 배가 됐다.  

'몰락'이라는 단어는 적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훌륭한 선수가 존재하며, 탁월한 지도자를 보유한 리그다. 단, '최정상' 지위를 호령하기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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