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 나이키와 정식 계약한 1호 모델
2009.06.13 12:40:22


제가 처음 신었던 축구화는 지금은 없어진 서경 축구화였어요. 부산에서 만들어진 회사였고 정말 오래된 축구화 회사였는데 없어져서 아쉽더군요.

축구화에 대한 기억을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일단 나이키가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 공식 계약을 맺은 선수가 바로 저였어요. 물론 축구화를 제공받는 선수들은 많았지만, 나이키에게서 계약금을 받고 공식적으로 스폰서 계약을 맺은 경우는 없었죠.

그 당시만 해도 나이키는 축구화에 있어서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어요. 아디다스 축구화의 경우는 독일에서 제작되어 들어온 거라 재질이 굉장히 좋았죠. 그래서 저 역시 나이키와 계약하기 전에는 아디다스를 신었습니다. 반면 나이키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에서 제작된 거라 품질이 썩 좋지 않았어요. 한 번 신고 버려야 하는 축구화라 나이키에서도 한 번에 20~30켤레씩 갖다주곤 했죠.(웃음)

이후에 나이키가 축구화에 있어서도 빠르게 성장해서 아디다스 못지 않은 축구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특히 나이키나 아디다스는 최고 레벨의 선수들만 스폰서 계약을 맺기 때문에 주위 동료들이 부러워하곤 했어요. 그래서 축구화를 받으면 친한 동료들에게 축구화를 나눠주곤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축구화 스폰서를 받지 못하는 프로 선수들도 많이 있거든요.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축구화를 많이 나눠준 기억이 납니다.

현역 시절에 제가 가장 즐겨 신었던 축구화는 머큐리얼 2.0이었어요. 호나우두가 신던 모델인데 저에게 가장 잘 맞았습니다. 저는 윙어였기 때문에 가볍고 날렵한 모델을 좋아했어요. 당시 아디다스도 조금 투박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축구화는 최근 축구화들처럼 날렵하게 나왔었죠. 그리고 한국의 잔디 토양이 딱딱하기 때문에 스터드도 플라스틱이 아니라 고무창이 달린 것을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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